[더프리뷰=서울]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독일 마인츠 국립음대 동문들로 구성된 연주단체 ‘마인츠의 유쾌한 음악가들’이 두 번째 무대를 선사한다. ‘2nd Phrase, all the Periodes’라는 주제로, 성공적이었던 지난 번 연주회를 보다 발전시킨 형태로 준비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시대적 배경을 지닌 작품을 엄선했다. 바로크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르클레르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이중주>, 고전시대의 걸작인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농담’>, 슈베르트의 우수와 낭만이 살아 숨쉬는 <피아노 트리오 2번>, 러시아의 시정(詩情)이 돋보이는 아렌스키의 <피아노 오중주>, 그리고 폴란드의 여성 작곡가 바체비치의 화려한 <네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사중주>가 연주된다.
이 가운데 루토슬라프스키로부터 ‘20세기 가장 중요한 폴란드 작곡가’라는 찬사를 받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바체비치의 <바이올린 사중주>는 흔히 들을 수 없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작곡은 파리에서 나디아 불랑제에게 배웠고, 바이올린은 저 유명한 칼 플레쉬에게 배웠다. 1930년 폴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악장을 지냈던 실력파다. 1949년에 작곡된 <바이올린 사중주>는 당초 제자들을 가르칠 목적으로 쓴 작품이다. 폴란드의 민속음악을 신고전적인 작풍으로 변모시켜 서정성과 구조적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수작으로 알려져 있다.
연주회의 대미를 장식할 아렌스키의 <피아노 오중주>는 1900년에 작곡됐다. 주제 선율의 인상이 강렬한 곡이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로 활기찬 첫 악장과 이어지는 두 번째 악장은 프랑스의 멜로디를 변주한 곡으로, 온화함과 격렬함이 교차한다. 3악장의 스케르초는 제1악장을 방불케 하고, 특유의 기교와 경쾌한 터치를 보여준다. 서두의 묘한 분위기로 다시 돌아와서 마무리되는데, 다양한 분위기가 자아내는 매력으로 가득하다.
이번 연주회를 이끌고 있는 리더 김광훈은 뮌헨 국립음대와 마인츠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독일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며 에사-페카 살로넨, 마리스 얀손스 그리고 주빈 메타 같은 대가들과 함께 한 바 있다. 울프 휠셔, 로만 노델, 울프 슈나이더, 알브레히트 브로이닝거, 헬무트 체트마이어, 조슈아 엡슈타인, 토마스 토마쳅스키 등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했으며, 벨기에와 그리스에서 초청 독주회를 가졌다. 2001년 브람스협회 콩쿠르 입상을 시작으로 2008년 이탈리아 리게티 국제콩쿠르에 1위로 입상하는 등 콩쿠르 경력도 화려하다. 또한 2009년에는 브란덴부르크 오케스트라와 <바흐 협주곡의 밤>에서 협연했으며 전 독일 CJD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악장을, 브란덴부르크 오케스트라에서는 부수석 정단원(Unbefristet)을 역임했다. 귀국 후 매년 독주회 및 다양한 프로젝트의 앙상블 활동을 하고 있는 김광훈은 국내에서는 강남심포니, 경기필하모닉, 유라시안필하모닉,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 울산챔버오케스트라, 전주시립교향악단에서 객원 악장을 역임했고 현재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구 서울바로크합주단) 정단원, 한양대 겸임교수, 부산대, 선화예중고, 계원예중고, 덕원예고 출강 등 후학을 양성 중이다.
P R O G R A M
J. M. Leclair (1697-1764)
Sonata for Two Violins in e minor, Op.3 No.5
Ⅰ. Allegro ma poco
Ⅱ. Gavotta gracioso. Andante
Ⅲ. Presto
Vn. 이재호 Vn. 김도아
F. J. Haydn (1732-1809)
String Quartet in E-flat Major, Hob.III:38 ‘The Joke’
Ⅰ. Allegro moderato
Ⅱ. Scherzando. Allegro - Trio
Ⅲ. Largo sostenuto
Ⅳ. Finale. Presto
Vn.1 김도아 Vn.2 김광훈 Va. 임요섭 Vc. 이진형
G. Bacewicz (1909-1969)
Quartet for Four Violins
Ⅰ. Allegretto
Ⅱ. Andante tranquillo
Ⅲ. Molto allegro
Vn.1 김광훈 Vn.2 김도아 Vn.3 양효진 Vn.4 이민경
INTERMISSION
F. Schubert (1797-1828)
Piano Trio No.2 in E-flat Major, D.929
Ⅱ. Andante con moto
Vn. 양효진 Vc. 이진형 Pf. 최은영
A. S. Arensky (1861-1905)
Piano Quintet in D Major, Op.51
Ⅰ. Allegro moderato
Ⅱ. Variations. Andante
Ⅲ. Scherzo. Allegro vivace
Ⅳ. Finale (in modo antico). Allegro moderato
Vn.1 이민경 Vn.2 양효진 Va. 임요섭 Vc. 이진형 Pf. 최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