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이들의 아픔과 회복 - 연극 '집의 생존자들'

2025-02-21     한민아 기자

[더프리뷰=서울] 한민아 기자 = 2월 27일(목)부터 3월 2일(일)까지 대학로 단막극장에서 극단 헤이숨의 창단 공연 <집의 생존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가족의 극단적 선택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과 극복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사회적 편견과 심리적 고립 속에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살 생존자(Survivor)’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자살 생존자들의 이야기

<집의 생존자들>은 2023년 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자살 유가족들이 겪는 현실을 진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주인공 경주는 어머니 혜금의 자살 이후 심리부검을 진행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혼란스러움을 떨칠 수 없다. 결국 단절됐던 이모 정금을 찾아가지만, 그녀마저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생면부지의 이부자매 영주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사회적 편견과 맞서는 작품의 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명이 자살할 때마다 최소 5명에서 10명의 유가족이 영향을 받는다. 한국에서도 하루 평균 380여 명의 '자살생존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우울과 외상후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는다. 연극 <집의 생존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자살 유가족들의 고립과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이선미 대표는 “자살생존자들은 갑작스럽게 세상과 단절되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끝없는 죄책감과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이 작품을 통해 남겨진 이들에게 집중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극작가 윤소정 역시 “이들은 단순한 유가족이 아니라, 생존을 볼모로 붙잡힌 존재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극단 헤이숨

이번 공연은 극단 헤이숨의 창단 작품으로, 헤이숨은 ‘Hey, breath~’라는 의미에서 출발한 창작집단이다.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무대에 자연스럽게 풀어내고자 하며, 창단작 <집의 생존자들>을 시작으로 여러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집의 생존자들>은 평일(목·금)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리며, 러닝타임은 60분이다. 출연진은 황영선 허가연 최예나 문정현 김동원. 입장권은 전석 2만 원으로, 예매는 플레이티켓(www.playticket.co.kr)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