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포르투갈 영화제, ‘미구엘 고메스와 복원된 영화들’
서울아트시네마, 한-포르투갈의 수교 60주년 기념 감독과의 온라인 토크도 마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오는 7월 1일(목)-13일(화)까지 주한 포르투갈 대사관과 공동으로 ‘2021 포르투갈 영화제-미구엘 고메스와 복원된 영화들’을 개최한다. 어느 새 7회를 맞는 올해 포르투갈 영화제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수교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타부>(2012), <천일야화>(2015)를 포함한 미구엘 고메스(Miguel Gomes, 1972-)의 주요 작품들과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Manoel de Oliveira, 1908-2015)의 <프란시스카>(1981), 페드로 코스타(Pedro Costa, 1958-)의 <용암의 집>(1994) 등 최근 디지털로 복원된 포르투갈 영화사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인 미구엘 고메스는 애수와 유머가 혼합된 독특한 감수성과 영화 형식에 관한 진지하고도 유희적인 실험으로 관객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그의 초기 단편을 포함해 열 편의 연출작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이번 ‘2021 포르투갈 영화제’를 통해 동시대 영화를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문제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미구엘 고메스가 거둔 가장 주목할 성취 중 하나는 영화의 어떤 고정된 상(像)을 계속해서 변형하며 영화 형식의 자유로움과 그 역동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미구엘 고메스는 초기 단편에서부터 일찌감치 픽션과 논픽션, 장르와 장르, 현실과 환상, 역사와 신화 사이의 벽을 빠르게 넘나들며 하나의 키워드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영화 속 세계의 고정된 질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때 미구엘 고메스가 단지 질서를 뒤틀고 교란하는 유희적 순간에만 몰입하지 않고 항상 포르투갈이 당면한 현실에 시선을 고정한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식민지 시기를 다룬 <타부>의 멜로드라마적 향수, <천일야화>에 그려진 황당무계한 이야기 역시 포르투갈의 역사적 기억과 동시대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맥락에서 접근할 때 감독의 의도를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복원: 포르투갈 걸작선’에서는 최근 디지털로 새롭게 복원된 포르투갈 영화사의 주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60년대 포르투갈 누벨바그를 이끈 파울로 로샤의<녹색의 해>(1963)와 <움직이는 삶>(1966), 페드로 코스타의 초기작 <용암의 집>(1994),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의 80년대 대표작 <프란시스카>(1981)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으며, 특별히 올리베이라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15번째 돌>(히타 아세베두 고메스, 2007)도 함께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에는 미구엘 고메스, 페드로 코스타, 히타 아세베두 고메스 감독이 온라인을 통해 서울의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자세한 영화 정보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관람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