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루프 ‘정승 개인전: 데이터의 굴절-디지털 오케스트라’

2021-11-18     이미우 기자
정승,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대안공간 루프는 11월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정승 개인전: 데이터의 굴절-디지털 오케스트라 Data Refraction-Digital Orchestra>를 개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앤테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선보이는 신작들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이며, 11월 20일과 27일 각 오후 4시에는 퍼포먼스 <흩어진 외침-하네스>도 준비돼 있다.

전시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은 저마다의 흔적과 영향력을 남긴다'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개발자, 공학자, 과학자와 식물 생육, 모터 제어, DMX 제어 코딩 등을 협업해 데이터로 수집한 식물의 성장과정을 시각, 청각, 퍼포먼스의 형태로 굴절시킨다. 기계적 움직임과 살아있는 생명체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마치 생각하는 사람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이를 만들어 낸다.

신작 <디지털 오케스트라>는 식물의 생육과정을 영상으로 분석, 100개의 사운드로 작곡한 설치 작업이다. <화성인의 날개 Martian Wing>는 데이터로 변환된 식물의 생육 장면이 로보틱 움직임을 조종하는 방식의 키네틱 작품이며, 퍼포먼스와도 연계된다. 퍼포먼스 작품 <흩어진 외침-하네스>에서 작가는 몸에 웨어러블 로봇을 장착한 안무가를 작가가 설정한 디지털 환경에 배치, 디지털 매체와의 교감을 유도한다.

정승,

정승이 시도하는 예술실험들은 인간의 감각, 시각과 청각 그리고 기계와의 결합을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하고 있다.

작가 정승(1976-)은 2006년 프랑스 파리 세르지국립미술학교(ENSAPC)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귀국 후 현재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설치, 미디어조각 및 인터랙티브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 선보였던 작업들의 주제는 기계적 사상에 길들어진 현대인들의 단면을 냉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주를 이루었으며, Korean eye(Saatchi gallery)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기념 야외조각 프로젝트, Korea-NRW Transfer(KunstmuseumBonn, 독일), Plastic Garden(East gallery, 베이징) 등을 통해 국내외에 작품들을 선보인바 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인간, 공학적 이론과 기술을 접목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정승은 2016년부터 우주 공간과 생명체, 데이터를 키워드로 시각 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일련의 예술 실험적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8월 대만 타이페이 소재 AKI 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Creators in lab 2018, 금천예술공장린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9(서울문화재단 주최), 서울 소재 아마도예술공간 개인전(2019), 백남준아트센터에서의 <현실이상>, 파리한국문화원 개인전 <La refraction des donneés> 등에서 센서와 3D프린팅을 이용한 뉴미디어 신작들을 통해 생명과 정보 그리고 물질의 디지털화와 관련된 새로운 실험들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작품 소개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에서는 우주에서 떨어진 유성에 의해 한 지역에 홀로그램 색을 띤 거대한 반원 형태의 공간이 생기게 된다. 등장인물들은 그 지역을 탐색하기 위해 투입되고 기이한 현상들을 발견하게 된다. 사슴의 뿔에서 꽃이 피고 크리스털로 변한 나무들과 심지어 여주인공의 피 한 방울에서 복제된, 아니 ‘유전자 데이터가 굴절된’ 또 다른 자아가 등장하기도 한다. 환타지적인 비주얼을 위해 만들어낸 표현으로만 여기기에는 작품에 주는 영감의 무게가 매우 크다. 이른바 ‘데이터 불변의 법칙’에 따라 정확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데이터 혹은 정보라는 존재를 보다 창의적인 방향으로 그 활용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데이터의 굴절-디지털 오케스트라>는 생명체의 삶과 죽음을 데이터화하는 프로젝트의 연작으로, ‘우주공간이 어쩌면 무수한 정보들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에서 영감을 얻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은 생물, 무생물을 막론하고 저마다의 흔적(data) 혹은 영향력(force)을 남긴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작가는 개발자, 공학자, 과학자 등과 협업, 생명체의 생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후 컴퓨터로 전송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특별히 개발된 프로그램을 거쳐 시각, 청각, 퍼포먼스의 형태로 전환된다.

마치 그림을 그리기 위해 팔레트 위에서 물감을 섞듯 디지털 프로그램 내의 파라미터(Parameter)를 팔레트로 산정해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을 실험한다. 전시는 관객들과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데이터비주얼, 조각, 설치 그리고 로봇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오케스트라>는 식물의 생육과정을 영상으로 분석하여 100개의 사운드로 작곡한 설치 작업이다. 삶과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생명체의 세포분열 장면을 데이터 비주얼 영상과 디지털 사운드로 감상하게 되며, 또한 이를 중심으로 2개의 층이 부분적으로 뚫려 있는 공간의 구조를 감안, 공간 전체에서 재생되는 6개 채널의 개별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어 오케스트라를 완성하는 방식을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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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의 날개>는 데이터로 변환된 식물의 생육 장면이 로보틱 움직임을 조종하는 방식의 키네틱 작품이며, 퍼포먼스와도 연계된다. 퍼포먼스 작품 <흩어진 외침-하네스>에서 작가는 몸에 웨어러블 로봇을 장착한 안무가를 작가가 설정한 디지털 환경에 배치하여 디지털 매체와의 교감을 유도한다.

정승은 기계적 움직임과 살아있는 생명체를 결합,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타임랩스 영상 속 식물과 끊임없는 세포분열로 유지되는 인간의 신체는 삶과 죽음을 반복하고, 기계는 마치 생각하는 사람처럼 변이를 만들어낸다. 작가가 시도하는 일련의 예술 실험들은 인간의 감각, 시각과 청각 그리고 기계와의 공진화(Coevolution)를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