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청년들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 ‘졸업’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2022년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극단 민예의 연극 <졸업>이 10월 26일(수)부터 11월 6일(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60대 부부의 졸혼을 다룬 작품으로, 20대 청년에서 ‘60대 청년’으로 함께 성장한 우상민, 이태훈, 조영선 배우가 함께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민상범(이태훈)과 정인애(우상민)는 세 딸을 모두 키운 후 서로에게 벽을 느끼기 시작하고 졸혼을 결심한다. 자식들에게 묶여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결단을 내린다. 새로운 인생과 함께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 민상범은 나복희(이혜연)를 만나고, 정인애는 홍상우(조영선)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된다.
입장권 가격 3만 원. 예매는 플레이티켓.
시놉시스
한의사인 남편 민상범과 아침드라마 전문 배우인 아내 정인애는 ‘졸혼’을 하기로 합의한다. 혼자가 되기를 두려워했지만 실상은 서로에게 무심했던 부부였다. 상범은 아내가 낚시터에 동행해서 말동무를 해주고 라면도 끓여주기를 원했고, 인애는 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남편이 진심 어린 눈으로 봐주기를 바랐던 작은 소망이 있었지만, 서로에 대해 모르는 둘이었다. 둘 사이의 간극은 새로운 벽을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차츰 그림자를 부풀려 갔다. 한의사로, 배우로 각자의 삶에 충실했던 그들은 혼자가 되기를 결단하고서야 비로소 서로를 인정해준다. 부부는 그들에게 닥친 또 다른 위기인 큰딸의 이혼 선언에 당황하지만, 졸혼을 결심한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밤낚시를 간다.
낚시터에서 대어를 낚으며 도란도란 인생을 이야기하고, 국물 맛이 끝내주는 라면을 함께 끓여 먹고, 어설프게나마 드라마 대본 연습을 한다. 엇나간 듯이 보였던 두 사람의 중년 이후의 삶은 졸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계기로 서로를 존중해 주고 타인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부부는 각자의 애인들과 동석하며 식사도 하고 차를 마시며 잠시나마 과거의 연애시절을 회상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부부의 애인인 홍상우와 나복희는, 고향 선후배지간이면서 풋내나는 썸이 스쳤던 사이였다. 지극히 이성적으로 각자의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상범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집을 나가기로 한 하루 전, 두 사람은 학사모를 빌려 쓰고 거실에서 졸업사진을 찍는다. 대학의 학위 수여식처럼 이제 막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서로에게 기념이 되는 마지막 추억인 셈이다. 서로가 자발적으로 결정한 최선의 선택, 후회 없는 졸업식. 그리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두 사람.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큰 딸의 재혼식장이거나 혹은 상범의 장례식일 수도 있다. 이 부부의 유쾌한 이별식은 관객들에게 숱한 여운을 남기지만, 소위 지지고 볶는 이별이 아닌, 농담을 주고받으며 편안하게 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승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