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차피 혼자' 정식 개막
뮤지컬 '어차피 혼자' 정식 개막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2.09.16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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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감동의 2시간 30분... 7일간의 프리뷰 공연 성료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모습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뮤지컬 <어차피 혼자>(제작 PL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송혜선)가 지난 9월 6일부터 일주일간의 프리뷰 공연을 거쳐 14일 정식으로 막을 올렸다. 공연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1월 20일(일)까지 계속된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2013년 CJ문화재단의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리딩 공연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던 작품으로, 인간 본연을 위로하는 휴머니즘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5월, 9년만의 본공연 초연 소식을 알린 <어차피 혼자>는 공연 넘버 중 하나인 ‘그날 아침’의 뮤직비디오 공개를 시작으로 2종의 캐릭터 포스터 공개, 6개의 넘버를 시연한 시츠프로브 라이브를 통해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 포스터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어차피 혼자>는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산장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는 독고정순의 숨소리로 막을 연다. 

동틀 무렵, 밤새 골목을 지킨 길고양이들의 아침을 챙겨주는 서산, 하나 둘 불이 켜지는 아파트 베란다 너머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 사람, 아침까지 잠 못 들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무대 위에 보여지며 평범하지만 무언가 진한 고독함과 외로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어차피 혼자>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혼자 살고 있다. 남구청 소속 복지과 무연고 사망담당자인 독고정순은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이 오로지 죽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간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 출연진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엄마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다른 이의 죽음을 잘 처리하는 일, 그걸 넘어 외로운 죽음을 막고 싶다는 생각에만 휩싸여 있다.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 찬 서산이 유일하게 정 붙일 곳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 생각되는 길 고양이뿐이다. 

‘혼자’임을 스스로 선택한 이들은 어쩌다 마주한 서로의 외로운 눈빛, 얼핏 듣게 된 남다른 사연에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이 쓰이게 되고 어느 새 위로의 따뜻함을 알아가고 그 위로를 원동력 삼아 삶의 용기를 내게 된다.

<어차피 혼자>에는 종종 수수께끼가 등장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쳤을 때도, 서로 너무 다른 생각에 갈등이 생길 순간에도, 슬픔을 잊어야 할 때도 등장하는 수수께끼를 두고 작품 속에서는 ‘우리의 인생’과 같다고 한다. 

알쏭달쏭 풀리지 않지만 정답을 알고 나면 별 것 아닌 수수께끼처럼 고달픈 현재도 지나고 나면 웃을 수 있는 어제가 되는 것, 정해진 답이 꼭 하나여야만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혼자 풀어도 재미있지만 여럿이 함께 풀면 더 재미있다는 것이 우리 인생과 꼭 닮아있다.

마지막 수수께끼는 “혼자 왔다 혼자 가지만 혼자일 수 없는 것은?”이다. 이 문제의 정답을 무대 위와 객석에서 함께 맞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리는 "살아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리, 숨이 턱까지 차오른 내 옆에서 가쁜 숨을 함께 내쉬며 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있기에 우리는 어차피 혼자지만 또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인 것이다.

애써 외로움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겨워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옆에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고 말하는 작품이 <어차피 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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