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김수인 무용이론가 = 전통춤은 옛것을 항상 똑같이 되풀이하니 두 번 볼 필요가 없는가? 전통춤의 팬이 아닌 일반 대중의 관점에서 이것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무형문화재 제도의 ‘원형 추구’ 정책이 춤의 특정 형태를 박제화하는 경향에 영향을 미쳤던 얼마 전을 생각하면 더 맞는 말인 것도 같다. 일전에 나와 대화를 나눴던 한 젊은 춤꾼은 전통춤을 배울 때는 하나도 틀리지 않게 똑같이 출 것을 요구해 무대에서 그렇게 췄더니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래서 자기표현을 넣었더니 “그 집 춤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며

[더프리뷰=서울] 유희성 공연칼럼니스트 = 뮤지컬 은 2024년 K-뮤지컬 국제마켓 선보임 쇼케이스 선정작으로 처음 선보였으며, 같은 해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역 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사업' 선정작이기도 하다.작금의 시기,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만능 해결사 ‘슈퍼컴’!AI와 양자컴퓨터 등 발 빠르게, 하루가 다르게 매스컴과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고 있는 현재와 미래, 확실하게 대세가 될 파급력과 영향력의 기세가 등등하다.뮤지컬에서도 이미 슈퍼컴의 지배로 완벽한 낙원의 삶을 누리고 있는 신개념 유토피아

창의성과 예술, 그리고 예술가[더프리뷰=서울] 손수연 예술교육가(댄스&미디어연구소 이사) = 창의성은 개별적인 경험을 표현하는 과정이자, 상상력을 통해 독창적인 실체를 형성하는 인간 능력의 총체적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전인적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지적·사회적·정서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창의성은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적인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특히 예술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조하는 활동이며, 예술적 창작은

[더프리뷰=서울] 김영희 전통춤이론가 = ‘신무용 다시보기’ 연재는 신무용의 예술적 흔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며, 신무용의 현재적 위상을 인근 춤 장르와의 관계성 측면에서 정립해야 한다는 점, 신무용의 예술적 성과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우선 신무용의 주요 레퍼토리들을 중심으로 그 내력과 예술적 특징 등을 현재적 시점에서 다시 보았고, 신무용이 20세기 후반에 처했던 환경들도 간략히 짚어보았다. 이 연재에서 다룬 신무용은 1930년대 최승희 조택원에 의해 모던댄스의 기법으로 전통문화와 전통춤들을 모티프

[더프리뷰=서울] 이종민 음악 칼럼니스트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하모닉)의 올해 첫 마스터즈 시리즈의 부제는 '아마데우스'다. 모차르트의 '최후의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세 교향곡은 1788년 6월에서 8월 사이 고작 6주 만에 완성됐다. 세 곡이 각자 다른 성격과 형태를 취하며 형식적, 기법적, 정서적으로 고전파 교향곡의 가장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당시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178

[더프리뷰=서울] 김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말러 사이클은 계속된다. 지난 에 이어 이번 에서 이들은 다층적 감정의 깊이 있는 묘사와 작품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철학적 수준으로 전달하며, 그 어디서도 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해석을 선보였다. 츠베덴은 전통적인 해석을 넘어 말러의 음악에 내재된 심리적 복잡성과 철학을 선명하고 명쾌하게 풀어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말러의 작품 가운데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꼽히지만, 강력한 마니아가 많은 곡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교향곡의 형식을 벗어나 독

[더프리뷰=서울] 이종민 음악칼럼니스트 =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와 그가 창단한 카메라타 솔(Camerata Sol)의 올해 첫 번째 연주회가 있었다. 음악이 가진 여러 겹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고자 하는 여정을 담은 시리즈의 첫 번째 무대로, 이름이 'B'로 시작하는 세 작곡가 바흐(J. S. Bach), 베토벤(L. V. Beethoven), 브람스(J. Brahms)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프로그램에 담았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대 속에서 음악의 본질적인 힘과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해 온 거장들로, 이번 공

[더프리뷰=서울] 유희성 공연칼럼니스트 = 뮤지컬 은 다큐멘터리 영화 과 에세이 도서 의 작가이기도 한 김재환 감독의 작품을 무대화한 것이다.원작에 등장하는 칠곡 할머니들의 실화를 재구성해 문해학교에 다니는 네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다.가난해서, 여자라서 등등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의 각자 사연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결국에는 한글을 깨우치고, 급기야 시를 쓰게 되고, 아울러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가는 이야기다. 글을 깨우친 이후 할머니들의 셀렘 가득한 일상을 통해 많

*춤은 추고, 한번 보면 그만일까? 여기 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이 휘발성 강한 춤을 놓고 무슨 이야기가 가능할까? 그래서 과거에 춤을 추었고 지금은 춤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춤을 통해 가능한 것들을 풀어 본다. 그들은 좁게는 댄스&미디어연구소 연구자들인 동시에 무용수, 무용교육자, 안무가, 비평가, 기획자, 과학자, 전문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군과 배경을 가지고 있다. 춤추고 연구한 수십 년의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그들이 지난 2022/23 시즌 연재에 이어 2024년에 연재를 다시

[더프리뷰=서울] 황희정 무용이론가 =춤의 초심 기본무신무용의 여러 유산 중에서 한국무용의 체계화와 보편화에 기여한 바를 꼽자면 단연 ‘기본무’라는 메소드를 빼놓을 수 없다. 기본무는 각양각색이었던 민속무 기반의 한국무용에 표준화된 춤사위를 제시하였다. ‘기본춤’ 혹은 줄여서 ‘기본’이라고 즐겨 부르는 기본무는 한국무용의 기초 동작을 엮어 10분 내외의 음악에 맞춰 추는 몸풀이 춤이다. 한국무용을 추기 위해 필수로 익혀야 할 동작들의 선과 각도를 정량화하면서, 맺고 풀고 어르는 한국무용의 기본 호흡을 운용하도록 개발되었다.기본무를

[더프리뷰=서울] 김혜라 무용평론가 = 동아시아무용플랫폼 ‘핫팟(HOTPOT)’이 지난해 12월 11~14일 나흘간 요코하마에서 열렸다. 6회째인 핫팟은 한국, 홍콩, 일본이 해마다 자국에서 주최하며,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방향성을 둔 행사다. 핫팟은 문화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아시아 간 교류를 넘어 서구와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하며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의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홍콩의 시티 컨템퍼러리 댄스 페스티벌(City Contemporary Dance Festiva

[더프리뷰=서울] 이종민 음악칼럼니스트 =이번엔 하프시코드와 친해질 수 있을까?하프시코드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었다. 그냥 피아노의 옛날 버전이라는 것 정도. 연신 ‘챙챙’거리는 소리에 처음에는 호기심에 음반을 사서 들어봤지만 내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것이 세계적인 하프시코드 연주자 피에르 앙타이의 음반이었음에도. 그래도 실제로 연주를 들어보는 것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암아트홀에서 2월 3일(월)에 열린 마체이 스크세츠코브스키의 첫 내한 독주회를 찾았다.폴란드와 해외의 여러 피아노 및 하프시코드

[더프리뷰=서울] 유희성 공연칼럼니스트 = 2023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는 2024년 12월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의 허강녕 프로듀서에 의해 본격 상업뮤지컬로 제작돼 지금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연일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그동안 등에서 콤비 플레이로 자타공인 믿고 보는 작품을 이끌어 낸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편곡/음악감독의 신작 뮤지컬로, 매니아들의 커다란 관심을 이끌며 본격적인 뮤지컬로 거듭났다.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더프리뷰=서울] 조복행 공연칼럼니스트 = 정치는 실재보다 상징과 이미지에 의존하는 영역이다. 권력은 상징조작을 통해 대중을 통치하는데, 그 방식은 이미지와 말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매체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자크 라캉은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고 하였고, 프로이트는 꿈은 이미지로 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정치의 상징조작 원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인간의 무의식은 이미지와 말로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끊임없이 들어오는 이미지와 말, 그리고 말이 구성하는 이념으로 우리는 세뇌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크 데리

[더프리뷰=서울] 유희성 공연칼럼니스트 = 대한민국 최고의 제약회사를 창업한 존경받는 기업인. 가정상비약 안티푸라민으로 유명한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박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의 독립과 경제자립을 위한 중요 작전이었던 미국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s, 전력사무국)의 냅코 프로젝트(NAPKO Project)의 일원으로, 암호명 A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뮤지컬 는 태어났다.일제 치하의 1945년.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비밀리에 준비된 넵코 프로젝트.이 프로젝트

[더프리뷰=서울] 김영희 전통춤이론가 = 작년 11월 사단법인 대한무용협회 주최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간 중에 초청공연 ‘명작무극장’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은 , 김백봉 안무 였다. 이상 다섯 작품은 1992년 ‘춤의 해’ 성과를 기리며 당시 한국무용협회가 지정하기 시작한 명작무(名作舞)들로, 무용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전승·보존가치가 충분한 작품을 2022년까지 선정했다.이 사업은 당시 대한무용협회의 전

[더프리뷰=서울] 손인영 안무가/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 2024년 6월 30일 오전 11시. 몽펠리에 코메디 광장은 온통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코메디 극장의 반대쪽 광장 한쪽에 사각형으로 관객들이 중앙을 향해 빙 둘러 서 있었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나는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조금 떨어진 곳의 화단으로 올라갔으나 여전히 잘 보이지 않았다. 한 바퀴를 빙 돌면서 틈이 있는 곳을 공략해서 안으로 파고들었다. 드디어 틈 사이로 간신히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페터 제이콥슨과 토마스 케일리(Petter Jacobs

춤은 추고, 한번 보면 그만일까? 여기 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이 휘발성 강한 춤을 놓고 무슨 이야기가 가능할까? 그래서 과거에 춤을 추었고 지금은 춤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춤을 통해 가능한 것들을 풀어 본다. 그들은 좁게는 댄스&미디어연구소 회원인 동시에 무용수, 무용교육자, 안무가, 비평가, 기획자, 과학자, 전문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지고 있다. 춤추고 연구한 수십 년의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그들이 지난 2022/23 시즌 연재에 이어 2024년에 다시 글을 연재한다.

[더프리뷰=서울] 김미영 무용평론가 = 2024 창작산실이 시작되었다. 1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선정작들이 이제 무대에 설 준비를 마치고 속속 공연소식을 전해왔다. 시간이 꽤나 지난 탓에 어느 팀이 선정되었었는지, 지원금은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순전히 나날이 깜빡깜빡하는 속도가 높아지고 있는 나 자신 때문이기도 하다.무용부문 최종 7개 선정작은 와이즈발레단의 김성민 안무 (지원금 8천9백만원)를 비롯해 99아트컴퍼니 장혜림 안무

[더프리뷰=서울] 손인영 안무가/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 몽펠리에는 코메디 광장을 중심으로 역사적 건물들이 나열되어 있다. 넓은 광장의 끝에 이탈리아식 건축물인 오페라 코메디 극장이 있고 그 앞에는 정교하게 만든 조각들 사이로 분수가 치솟아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이 여행객인 듯한 무리가 광장을 오갔고 근처 오픈 카페에서는 젊은 남녀들이 여유롭게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광장의 끝에 있는 오페라 코메디 극장에서 6월 26일 오후 8시 조제프 나지(Josef Nadj)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