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주인공이 티볼트와 머큐쇼였다면?" 연극 '스타크로스드' 국내 초연
"불행의 주인공이 티볼트와 머큐쇼였다면?" 연극 '스타크로스드' 국내 초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4.12.02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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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만약 <로미오와 줄리엣> 속 불운의 주인공이 티볼트와 머큐쇼였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레이첼 가넷(Rachel Garnet)의 연극 <스타크로스드>가 12월 10일(화)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개막한다.

<스타크로스드>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치있게 스핀오프한 작품이다. 줄리엣의 사촌인 캐퓰릿 가문의 티볼트와 베로나 영주의 친척이자 몬태규 가문 로미오의 친구 머큐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원작의 전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티볼트와 머큐쇼의 예상치 못한 로맨스를 다룬다. 원작의 주요 장면들과 셰익스피어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는 그대로 살리되 유연하게 인용한 대사들은 의외의 재미를 주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새로운 평행세계를 창조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스타크로스드(Star-Crossed)라는 단어는 엇갈려 떨어지는 별을 함께 본 연인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는 의미로,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문에 사용했다. 이번 작품 <스타크로스드>에서는 불운한 이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라 티볼트와 머큐쇼이다. 원작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비극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바로 티볼트와 머큐쇼이기에 작가 레이첼 가넷이 탄생시킨 서사는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또한 티볼트와 머큐쇼의 이야기로 새롭게 구성되면서 보다 확장해서 접근해야 하는 지점에는 LGBT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있다. 절묘하게 비튼 이야기 속에 엄격하고 억눌려 있는 티볼트와 자유롭고 열정적인 머큐쇼의 대조되는 성격이 드러나는데, 이로 인한 갈등과 현실을 향한 두 사람의 상반된 견해는 지지 받지 못하는 사회적 편견을 보여주기도 한다.

'스타크로스드' 출연진. 좌측 상단부터 정상윤, 김경수, 김찬호, 정동화, 박정복, 조성윤, 양지원, 신주협. (사진제공=엠피앤컴퍼니)

연극 <스타크로스드>의 국내 초연 연출은 <물질> <독산, 여러분> <커뮤니티 대소동> 등 소외계층, 시각장애인, 이민자 등 여러 소수 커뮤니티와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온 공연예술단체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이진엽 연출가가 맡았다.

캐퓰릿 가문의 충실한 오른팔이자 복잡한 내면을 지닌 티볼트 역에는 연극 <프라이드> <엠 버터플라이>, 뮤지컬 <사의 찬미> <에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믿고 보는 배우로 활약 중인 정동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아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박정복,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찬란하고 찬란한>, 뮤지컬 <광염소나타> <오즈> 등에서 특유의 섬세함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양지원이 캐스팅되었다.

즐거움을 사랑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머큐쇼 역에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프라이드>, 뮤지컬 <광염소나타> <키다리 아저씨> 등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김경수와 연극 <3일간의 비> <어나더 컨트리>, 뮤지컬 <더 데빌: 파우스트> <마리 퀴리> 등 파급력 있는 연기로 몰입도 높은 무대를 보여준 김찬호, 연극 <웃음의 대학> <오펀스>,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 드라마 <졸업> 등 매체를 넘나들며 탄탄한 실력과 감각적인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신주협이 함께 한다.

로미오, 줄리엣, 캐퓰릿, 파리스 등 여러 인물로 분해 작품의 중요한 순간을 책임질 플레이어 역에는 연극 <엘리펀트 송> <프라이드>,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은하철도의 밤> 등 깊은 눈빛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정상윤과 연극 <킹스 스피치> <이퀄>, 뮤지컬 <디아길레프> <홀연했던 사나이> 등 탁월한 캐릭터 해석으로 호소력 짙은 연기를 보여준 조성윤이 함께 한다.

공연은 2025년 3월 2일(일)까지 계속되며 만 15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는 전석 6만 6천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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