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024 서울시향 김은선과 스티븐 허프>가 오는 7월 10일(수), 11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미국 명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SFO)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동양인 음악감독이자 세계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지휘자의 한 사람인인 김은선과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스티븐 허프가 서울시향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작품으로 무대를 채운다.
지휘자 김은선은 지난 2008년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 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았고, 2018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됐다. 이듬해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의 첫 여성 음악감독 기록을 세웠으며, 2021년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샛별’ 명단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여성에게 문턱이 높은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에서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아시아 여성 최초로 객원 지휘를 맡았다.
한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할 스티븐 허프는 2009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현존하는 20명의 박식가(living polymaths)’ 중 한 명으로 선정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작가이다. 그는 지난 2001년 각 분야에서 공헌한 인물에게 주는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한 최초의 클래식 연주자이며, 2022년 음악에 대한 공로로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70여 장의 음반을 녹음하고 30곡이 넘는 자작곡을 발표했으며, 디아파종, 그라모폰 상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9년에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단상을 모은 저서 <Rough Ideas: Reflections on Music and More(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3년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BBC 프롬스에서 라흐마니노프 첫 번째 협주곡을 연주했으며, 브라질에서 상파울루 주립 오케스트라의 상주 예술가로 전곡 사이클을 선보였다.
1부에서 연주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피아니스트에게 극도의 부담을 안기는 난곡이다. 짙은 애수의 음울한 선율로 시작해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선율로 화려하게 마무리하며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낭만주의 서사를 보여준다.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임윤찬이 연주하며 우리나라 청중에게 더욱 화제가 됐던 곡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메시지와 스티븐 허프의 압도적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2부 프로그램인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에 대해 지휘자 김은선은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선율뿐만 아니라 작곡의 형식에서도 느린 중간 악장에 스케르초를 접목하거나 오케스트레이션에도 변화를 주는 등 작곡가로서의 역량을 최고로 보여 준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곡에 걸쳐 템포의 변화가 정말 많고 곡의 이해도와 함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함께 노래하는 호흡이 중요한 작품인데 2년 전 서울시향과 연주하면서 다음에 같이 하고 싶은 곡으로 이 곡이 떠올랐다. 서울시향과 다시 만나 함께 음악을 만들어 낼 과정이 무척 기대된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입장권은 서울시향,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문의는 158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