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성남문화재단이 외국 유명 무용단의 내한공연과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온 브랜드 공연 시리즈를 포함, 성남아트센터와 성남아트리움의 2024년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재단 창립 20주년, 알찬 라인업
먼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국과 영국 무용단의 국내 최초, 단독 공연이 눈에 띈다.
몬테카를로 국제 아크로바틱대회 황금곡예상 등 세계적인 대회를 두루 석권한 중국 시안 아크로바틱예술단이 서커스발레 <백조의 호수>로 오는 8월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2019년 창단된 시안 아크로바틱예술단은 중국중앙방송총국(CMG) 주최로 매년 중국 최고의 예술 콘텐츠를 소개하는 대형 쇼 프로그램 <춘절전야제(Spring Festival Gala)>에서 파격적인 무대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공연단이다. 중국 국내를 비롯해 프랑스 대통령상인 골든 어워드, 국제 아크로바틱대회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서커스발레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에 서양의 고전발레와 동양적 아크로바틱이 결합된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럽을 비롯해 미주, 아시아 지역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성남 무대에서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영국의 안무가 보티스 세바가 이끄는 힙합무용단 파 프롬 더 놈(Far From The Norm, 이하 FFTN)이 세계 3대 공연예술상의 하나인 올리비에상 수상(2019) 작품 <블랙독(BLKDOG)>을 선보인다. 보티스 세바는 힙합 기반 무용수이자 다양한 형태, 구조, 연출법을 실험하며 새로운 안무를 창조하는 안무가 겸 연출가로,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예술문화계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21년 신설한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Next Prize)의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에 한영합작 공연 <GEN 20 : 20>의 안무자로 초청받아 처음 한국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블랙독>은 보티스 세바가 어린 시절 흑인으로서 겪은 차별과 억압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의 흑인 청년들이 절망과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힙합 장르의 경계를 넘어 현대무용, 발레 등을 결합, 실험적인 무대로 재창조한 혁신적인 공연으로 평가받는다.
거장들이 찾는 클래식 무대
클래식계의 한 획을 그은 거장부터 9년 만에 만나는 반가운 인물까지 2024년 성남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원전 연주의 대가인 영국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가 자신이 창단한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와 함께 20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는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 순회공연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가디너의 지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기회다. 공연은 10월 9일(수)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베토벤 <교향곡 4번>과 <5번>을 선보인다.
10월 26일(토)에는 독일 예술가곡(리트)의 스페셜리스트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무대가 기다린다.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사랑받는 괴르네는 2005년 성남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 공연으로 처음 내한한 이래, 2015년 개관 10주년에도 성남을 찾았을 만큼 인연이 깊다. 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갖는 세 번째 단독 리사이틀에서는 클래식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와 함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들려줄 예정이다.
스테디셀러 시리즈부터 문턱 낮춘 공연까지
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공연 외에,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성남아트센터의 브랜드 공연 시리즈도 계속된다.
올해로 19번째 시즌을 맞은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브랜드 공연 <마티네 콘서트>는 2024년 ‘보헤미아의 숲과 들’을 주제로 체코의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들을 소개한다. 매년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해 온 만큼, 올해 참가하는 연주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종신수석주자 출신인 조인혁을 비롯해 현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제1수석 종신단원으로 활동 중인 오보이스트 함경 등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은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지난해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성남아트리움의 <작곡가 시리즈>도 새로운 테마로 돌아온다. 첫 시즌에서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의 작품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고전주의 작곡가 베토벤을 주제로, 6월과 7월에 걸쳐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연장 문턱을 낮춰 보다 친숙하고 대중적인 구성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공연들이 마련된다. 발레와 오페라의 기본적인 형식은 유지하되 무대와 소품, 의상 등을 간소화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콘서트 발레와 콘서트 오페라가 각각 5월과 11월 성남아트리움에서 진행된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 연극을 소개하는 성남아트센터 브랜드 공연 <2024 연극만원> 시리즈도 ‘예술가들의 삶’을 주제로 예술가들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삶의 모습을 그린 명품 연극 5편을 소개한다.
성남문화재단 서정림 대표이사는 “2024년은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온전히 맞이하는 첫 해이자 재단의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아트센터의 기획공연을 코로나 이전으로 정상화해 본격 궤도에 올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0년간 성남아트센터에 보내주신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국내에서 유일한, 성남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무대로 보답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