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함혜리의 <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가출판사 파람묵에서 나왔다. 예술이라는 키워드로 찾아가는 프랑스 여행기다. "프랑스는 예술이다!" - ‘아트노마드’ 함혜리가 독자들의 예술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뮤즈 역할을 맡는다.
1장은 파리 이야기다.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센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공간에서부터 오랑주리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오페라 가르니에 등에서 예술의 향기를 만끽하고, 에펠탑, 개선문, 생-제르맹의 카페들 같은 파리의 대표 스팟들을 찾아간다. 몽마르트르, 지베르니, 오베르-쉬르-우아즈, 노르망디 지역 등 인상파 화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낭만적인 장소들을 둘러본 다음, 루이 뷔통, 카르티에 등 럭셔리 브랜드의 테마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2장은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 따스한 햇살의 남프랑스 이야기다. 고흐의 도시인 아를, 세잔의 도시인 엑상프로방스, 샤갈과 마티스의 생폴드방스, 피카소의 앙티브, 툴루즈 로트레크의 알비에서 화가들의 일대기와 그들에게 모티프를 선사했던 낭만적인 스팟들을 순례한다. 성채 도시 카르카손, 성모의 고장 루르드, 파리에 버금가는 문화도시 보르도와 마르세유도 빼놓을 수 없는 프랑스 예술기행의 경유지다. 최근 국내 방송 여행 관련 프로그램에서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꿈과 낭만의 여행지이자, 수많은 명작의 무대가 되었으며, 골목과 거리에서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지역이 바로 남프랑스다.
3장은 프랑스의 모던이 낳은 천재 예술가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역사를 돌아보는 기행이다. 지금은 우리에게도 무척 익숙한 필로티, 루프탑, 수평창, 돔이노 구조체계 등 현대건축의 예술적 혁신을 불러왔던 르 코르뷔지에가 남긴 주택, 아파트, 그리고 성당의 내부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기능성과 은근한 우아함을 결합시킨 메종 라로슈, 빌라 사부아, 라투레트 수도원, 피르미니 건축단지와 위니테 다비타시옹, 근대건축의 최고 걸작 롱샹 성당…. 17개의 건축 프로젝트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20세기 최고의 건축가이자 모더니즘 건축의 시조,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건축예술을 찾아간다.
저자 함혜리는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건축 칼럼니스트이자 문화예술 온라인매체 〈컬처램프〉의 발행인이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 제2대학에서 언론학 박사과정(D.E.A.)을 마쳤다. 30년 일간지 기자 경력을 살려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고, 문화와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세 차례에 걸친 프랑스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쓴 프랑스 사회비평서 『프랑스는 FRANCE가 아니다』(2009), 대한민국 대표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아틀리에, 풍경』(2014), 유럽 유수의 미술관과 그 건축을 소개하는 『미술관의 탄생』(2015), 역사 속으로 사라진 힐튼호텔에 대한 아카이빙 북 『힐튼이 말하다』(공저, 2024)가 있다.
저자는 말한다. "폴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고 썼다. 나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바람이 분다… 떠나야겠다!’"
프랑스와 예술의 조합은 너무 당연해서 왜 그게 당연한지 설명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면, 예술을 좋아한다면, 프랑스만한 여행지는 전 지구상에 아마 존재하지 않을 터.
고흐, 샤갈, 마티스, 피카소 등 많은 예술가들이 모이던 문화도시 파리. 그리고 그들은 각각의 이유로 전원으로 내려가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그들이 사랑하던 ‘지방’은 르아브르 같은 북부 도시들도 있지만, 대개는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남쪽 프로방스였다. 이 책은 예술가들이 머물던 그 남프랑스의 도시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경유지인 파리를 빼놓으면 섭섭한 일. 남프랑스를 겨냥한 여행사 패키지도 며칠간의 파리 여행을 포함시키곤 하지 않는가.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해 여러 사진 자료들을 포함한 2D-레트로 파리 시내 투어도 포함시키고 있다.
파리 여행의 출발은 미술관이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퐁피두 센터에서, 주로 19~20세기 초 회화작품을 감상하는 코스다. 세계예술의 수도 파리에 모였던 여러 예술가들의 뒷이야기와 창작 비화들이 펼쳐진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도판들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다음은 파리의 명소들인 에펠탑과 개선문, 산책자들을 유혹하는 숨은 장소들인 공원들, 도서관, 생-제르맹의 카페들로 이어지는 파리 시내 탐방기다. 개선문의 포장설치 미술인 〈개선문, 포장〉의 소개가 인상적이다. 파리의 예술산책 코스로는 재개장된 노트르담 성당을 포함하는 센강 좌안, 죄드폼 국립미술관이 있는 센강 우안, 여러 소품점과 차(茶) 전문점이 있는 마레 지구, 소설 『다빈치 코드』의 무대가 된 생 쉴피스 성당이 위치한 뤽상부르 일대를 추천한다.
함혜리의 파리 여행에서 독특한 요소로 부각되는 스팟들은 루이 뷔통, 카르티에 등 럭셔리 브랜드 미술관이다. 언뜻 말만 들으면 미술관에 역사적인(?) 가방이나 파티 드레스 등이 진열되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이들은 어엿한, 그리고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의 현대미술 전시장이다. 미술관 건물의 건축도 그 안의 컬렉션에 못지 않은 또 하나의 예술품을 보는 맛을 선사한다. 안도 다다오 등 유명 건축가들이 앞장서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을 구현해냈다.
마침내 남프랑스. "가론 강변을 끼고 우아하고 고전적인 파사드가 길게 늘어서 있는 길이 매력적이다. 건물의 1층은 대부분 카페와 레스토랑이어서 테라스에서 차 마시고,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보르도의 상징과도 같은 피에르 다리 역시 우아하고 아름답다. 특히 해 질 녘 노을빛이 가로등에 비칠 때의 다리는 꿈속에서 본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와인 향을 품은 부드러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도시에 가스등 불이 켜질 때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