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한 17편 상영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와 스위스대사관은 10월 21일(목)부터 11월 7일(일)까지 ‘로카르노 인 서울’ 상영전을 진행한다. 1946년 처음 열린 로카르노영화제는 독창적인 영화 언어에 주목하고 새로운 작가의 이름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로카르노 인 서울’은 올해로 74회를 맞은 로카르노영화제가 그동안 상영했던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독일 영년>(1948), 샹탈 아커만의 <노 홈 무비>(2015), 알랭 타네의 <샤를을 찾아라>(1969), 홍상수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등 로카르노영화제의 긴 역사 속에서도 특별히 중요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17편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로카르노영화제의 중요한 정체성은 젊고 새로운 영화를 용감하게 지지하는 태도다. 로베르토 로셀리니는 물론 글라우베 로샤, 마르그리트 뒤라스, 페드로 코스타, 샹탈 아커만, 홍상수 등 그동안 로카르노영화제가 주목했던 감독들의 명단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로카르노영화제는 기존의 관습을 깨고 영화 언어의 확장을 시도한 감독들의 성취를 높게 평가했다. 그 결과 영화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들은 언제나 로카르노를 찾았고, 로카르노영화제는 이들이 더욱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로카르노영화제가 ‘월드 시네마’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며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전 세계에 소개했다는 점이다. 특히 소위 ‘제3세계’로 분류되는 나라의 고유한 개성에 주목한 건 로카르노영화제가 거둔 중요한 성취다. 이번에 상영하는 브라질의 <고뇌하는 땅>(글라우베 로샤, 1967), 아르헨티나의 <인베이전>(우고 산티아고, 1969), 코트디부아르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로저 그노안 음발라, 1993),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젊은 여자>(안드레아 슈타카, 2006) 등이 그 좋은 예다.
로카르노영화제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일찍이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1989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박광수, 홍상수, 김응수, 김대환 감독 등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금도 가까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별히 2019년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박정범 감독의 신작 <파고>는 폐막작으로 영화제를 빛낼 예정이다.
이번 ‘2021 로카르노 인 서울’은 로카르노영화제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소중한 영화 유산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10월 21일(목)-11월 7일(일)까지 서울 종로 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 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일자별 상영작 목록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관람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