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부터 26일까지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프랑스와 미국의 고전 코미디 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크 타티 회고전–윌로와 친구들’을 마련했다.
오는 3월1일(수)부터 26일(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자크 타티의 전작과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막스 브라더스, 로렐과 하디, 해롤드 로이드, 피에르 에텍스의 장/단편 작품까지 모두 27편의 코미디 영화를 상영한다. 특별히 이번 자크 타티 회고전은 서울시의 시네마테크 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준비했기에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이번 회고전 이후에는 전국의 시네마테크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자크 타티(Jacques Tati, 1907-1982)는 프랑스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으로 코미디 영화의 거장이다. 그의 영화 속 페르소나인 윌로 씨(Monsieur Hulot)는 중절모를 쓴 남성으로 타티 영화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젊은 시절 운동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긴 다리와 팔을 이용한 독특한 몸의 리듬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출을 시작한 자크 타티는 기존의 누구와도 닮지 않은 촬영, 미술, 사운드 연출로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만들어냈다.
특히 대표작으로 꼽히는<윌로 씨의 휴가>(1953), <플레이타임>(1967), <트래픽>(1971) 등에서 선보인 등장인물과 세계 사이의 조화와 대립, 이미지와 사운드의 기묘한 불일치, 가속과 이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리듬으로 기존의 영화 질서를 한층 유연하고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자크 타티의 초기 단편을 포함해 마지막 작품인 <퍼레이드>(1973)와 <포르자 바스티아>(1978)까지 타티의 주요 작품을 디지털 복원판을 통해 시대를 앞서간 감각으로 현대 사회를 향한 번뜩이는 통찰을 선보인 자크 타티의 엉뚱하고도 기발한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기획전은 자크 타티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윌로의 친구들’이 만든 코미디 영화들도 함께 상영한다. 약자들의 아픔을 웃음으로 위로했던 채플린의 영화들, 눈이 휘둥그레 떠지는 버스터 키튼의 도약(<항해자>), 해롤드 로이드의 아슬아슬한 낙하(<마침내 안전>), 로렐과 하디의 낙천적 즐거움(<로렐과 하디의 외인부대>), 막스 브라더스의 정신없는 소동(<오리 수프>)와 함께 따뜻하고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들도 마련했다.
한편 <구혼자>(1963)와 <요요>(1965)를 연출한 피에르 에텍스는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작가로, 자크 타티와 더불어 무성 코미디의 영향을 받은 독보적인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이다. 삼십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고 5편의 장편을 연출한 피에르 에텍스(1928-2016)는 고전기 코미디의 따뜻한 활기와 모던시네마의 매체적 자의식을 애수 가득한 정서 속에 함께 담아낸 작가다. 자크 타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신체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동기화시킨 그의 놀라운 코미디를 이번 회고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피터 셀러스의 능청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파티>(1968)와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앙투안 드와넬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부부의 거처>(1970)도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코미디 장르는 피할 수 없는 불화의 상황과 그 속에서 기적처럼 찾아오는 조화의 순간을 함께 그리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해왔다. 서울아트시네마는 " ‘자크 타티 회고전 - 윌로와 친구들’을 통해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가 주요 상영작에 관한 영화 소개를 전하고 이명세 감독, 김호영 교수, 최원준 교수가 자크 타티에 관한 세 번의 시네토크가 이어질 예정이니 관심 있는 관객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유운성 영화평론가, 서동진 교수, 이나라 이미지문화 연구자, 곽영빈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시네마테크 영화학교 –영화의 질문(들)’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상세한 작품소개 및 상영일정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 참조. 관람료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