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코에서 바람 세게 불지 마~. 코에서 바람 천천히 불어~.”
“알았어~.”
아이들과 나한테 자장가를 들려준다며 매일 매일 신나게 코골이를 하는 아빠 옆에서 아이들이 말한다. 아빠는 기분 좋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 대답이 무색하게 눈감고 바로 ‘드르렁드르렁’.
아빠가 코를 골 때 코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을 느낀 것일까. 코에서 소리가 나는 게 바람이 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걸까. 코에서 바람을 불지 말라니. 아이의 표현이 너무 예쁘다. ‘코골이’라는 단어가 주는 시끄러운 이미지를 갈대밭의 갈대가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처럼 예쁘게 만든다. 아직 표현이 서투른 아이의 말과 그 순수한 생각에 감탄하며 나도 자고 있는 남편에게 ‘코에서 바람 많이 불지 마.’라고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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