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함께 울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 이탐구와 강심의 말러 교향곡 5번
[프리뷰] "함께 울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 이탐구와 강심의 말러 교향곡 5번
  •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4.09.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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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포스터 (사진제공 = 강남문화재단)
공연 포스터 (제공=강남문화재단)

[더프리뷰=서울]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빼어난 연주력으로 클래식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제106회 정기연주회를 오는 9월 28일(토요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1997년 창단된, 서울특별시 최초의 기초자치단체 교향악단이다. 이듬해부터 교향악축제에서 초청연주를 해온 강남심포니는 105회에 이르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예술의전당 주최 제야음악회, 통영국제음악제 등에서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음반제작에도 남다른 열의를 가지고 있어 1998-2000년 교향악축제에서 연주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5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의 연주실황 CD 출반을 시작으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나라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출반했다. 2009년부터 브람스 교향곡 전곡 녹음을 시작, 2011년 전집 앨범을 출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은 이탐구는 공연의 주제를 ‘영혼의 노래(Song of My Soul)’라고 소개했다. 그는 “장중하고 경건하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읊조리는 기도인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Kol Nidrei Op.47)>와 삶의 기쁨과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영혼의 떨림과 사랑의 노래를 담은 말러의 <교향곡 제5번(Symphony No.5 in c# minor)>을 통해 바쁘고 지친 현대인의 일상 가운데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영혼의 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2020년부터 강남심포니의 부지휘자로 재직 중인 그는 탁월하고 감각적인 음악해석, 자신감 넘치는 열정적인 지휘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지휘과를 졸업한 뒤 독일로 건너가 뷔르츠부르크 국립 음대에서 핀란드의 거장 아리 라질라이넨(Ari Rasilainen) 교수를 사사하며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일찍이 프랑스 브장송 국제지휘콩쿠르 결선에 진출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한국지휘자협회가 주관한 지휘캠프에서 우수 신인 지휘자로 선발돼 수원시향과 함께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독일 수학 중 세계적인 음악축제 중 하나인 국제 버르톡 페스티벌의 지휘 세미나에 초청 받아 버르톡의 오페라들을 지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뽑은 지휘자 상(은상)’을 수상했고, 비스바덴 국립극장 음악감독이었던 거장 졸트 하마르로부터 “머지않아 세계적 지휘자로 성장할 지휘자”라는 호평을 받았다.

다채로운 레퍼토리 연구와 연주활동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그는 국내 대표적인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TIMF앙상블과 함께 뒤셀도르프 슈만페스티벌(SchumannFest Dusseldorf)에 초청받아 수준 높은 연주로 청중의 찬사를 받았으며, 2019년에는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피터 외트뵈시와 함께 그의 재단에서 주최하는 ‘현대음악 시리즈’ 프로젝트에 지휘자로 발탁돼 이 시대의 음악을 탐구하고 연주하였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와 마티네 콘서트를 포함한 다양한 공연들을 지휘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콘서트 200회 특집을 비롯해 아람누리 마티네 콘서트 등을 지휘하며 다양한 무대에서 폭넓은 레퍼토리로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콘서탄츠필하모닉, 뷔르츠부르크필하모닉, 브장송페스티벌오케스트라, 알바니아 라디오심포니, 사바리아심포니, 국립심포니, KBS교향악단, 강남심포니, 부천시향, 수원시향, 대전시향, 전주시향, 강릉시향 등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했고 동시에 중앙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안양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서 후학 양성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번스타인이 베를린 필하모닉을 처음 지휘했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는 찬사를 저명한 지휘 교수인 크리스티안 에발트(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 교수)로부터 받은 바 있는 그는 번스타인의 장기인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선곡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독일유학 시절  오케스트라 앞에서 말러 5번을 지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잠시였지만 그 때 포디움 위에서 느꼈던 폭포수 같은 사운드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작곡 당시 말러가 느꼈을 내면의 고통스러운 외침을 느꼈고, 그날 이후 기회가 허락되면 꼭 연주해보고 싶던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한마디로 '우울증 치료제'라고 정의한다.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다보면 함께 울고 웃으며 말러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된다. 참 지독하게도 솔직한 곡이며, 곡이 끝나면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묘한 감동과 함께 마음이 치료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청중에게 이런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연주'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강남심포니와 함께 '좋은 연주'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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