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홍콩시립현대무용단(城市當代舞蹈團, City Contemporary Dance Company, CCDC)의 제5대 예술감독으로 안무가 상지자(桑吉加, Sang Jijia)가 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1월 1일 시작된다.
CCDC 이사회는 상지자의 예술적 비전, 국제적 명성, 그리고 CCDC와의 25년에 걸친 협력을 바탕으로 그를 지난 45년간 CCDC가 선도해온 현대무용 개척 정신을 계승할 적임자라고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11월 23일 발표했다.
상지자는 “이사회의 신뢰에 감사드리며, CCDC의 오랜 지원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45년 동안 지혜와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CCDC를 이끌어주신 네 분의 전임 예술감독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초원에서 춤을 시작해 오늘날 도시에서 창작을 이어오면서 춤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왔습니다. 앞으로 CCDC의 동료들과 함께 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깊이 탐구하고 확장하며 혁신에 전념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춤의 면모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티베트족인 상지자는 중국 간쑤성(甘肅省) 출신으로 베이징 중앙민족대학(中央民族大學)에서 무용을 공부하고 1993-1996년 광둥현대무용단(GMDC)의 무용수로 활동했다. 1996년 파리 국제무용대회(Paris International Dance Competition)에서 현대무용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1997년 광둥성 정부로부터 ‘금세기 스타’로 인정 받았다. 1998년과 1999년에 각각 아시아문화위원회 장학금(Asian Cultural Council Scholarship) 과 아메리칸 댄스 페스티벌 장학금(American Dance Festival Scholarship)을 수상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CCDC의 무용수로 활동했으며 2002년 윌리엄 포사이드에게서 안무를 공부했다. 프랑크푸르트 발레단과 포사이드 무용단에서 조안무가 겸 무용수로 활동했다.
2006년 중국으로 돌아와 CCDC, 베이징의 LDTX, GMDC 등 무용단들을 위해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주요 작품으로 <Unspeakable>(2007), <Sticks>(2007), <As If To Nothing>(2009), <Standing Before Darkness>(2010), <Layer Code>(2013) 등이 있다.
그는 전 세계 일급 안무가들과 협업했다. 2004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을 위해 <Reflection of Others>를 만들었으며 2013년에는 노르웨이 국립현대무용단 카르트 블랑슈(Carte Blanche)의 의뢰로 <Not Here>를 안무했다. 2015년 스펠바운드 현대발레단의 의뢰로 <Not Ever> <Pa|Ethos>를 만들었으며, 파브리카 에우로파 페스티벌(Fabbrica Europa Festival)에 참가했다. 현재 상지자는 CCDC의 상주 안무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