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꽃, 리진’ Il Teatro Nudo di Teresa Pomodoro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영혼의 꽃, 리진’ Il Teatro Nudo di Teresa Pomodoro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 박신애 기자
  • 승인 2019.12.30 0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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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 무희 리진의 비극적 생애 그린 수작
'영혼의 꽃, 리진' 공연장면/사진=정유진
'영혼의 꽃, 리진' 공연장면/사진=정유진

 

[더프리뷰=서울] 박신애 기자 = 지난 11월 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0회 Il Teatro Nudo di Teresa Pomodoro 시상식에서 Association Oulime 한불공연예술협회(예술감독 안제현)의 작품 <영혼의 꽃, 리진(Fleur de l'âme, Li-Tsin)>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고 협회측이 본지에 알려왔다.

Il Teatro Nudo di Teresa Pomodoro는 매년 Spazio Teartro NO'HMA Teresa Pomodoro(노마 극장)에 초청받아 열린 세계 각국의 공연들(2019년 14개 단체) 가운데 심사를 통해 그 해 11월에 시상하는 행사이다. 밀라노시가 이탈리아 외교부와 협력 하에 치르는 이 페스티벌은 흥미로운 실험적 경향의 국제행사로 주목 받고 있으며 연례 시상식은 이탈리아 내에서도 권위를 자랑한다.

수상 증명서
수상 증명서

 

Association Oulime 한불공연예술협회는 재불 한국무용가 안제현을 주축으로 파리에서 창단된 예술단체로 유럽 지역에서 한국 공연물을 왕성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영혼의 꽃, 리진>은 조선말의 무희 리진(Li-Tsin, 본명 리화심, 1870-?)과 프랑스 초대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 1853-1922)의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과 국악,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적절히 융합시켜 만든 작품으로 2015년 파리 기메 국립아시아박물관(Le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Guimet)에서 초연 후 유럽 각지에서 활발하게 공연되면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영혼의 꽃, 리진' 공연장면/사진=정유진
'영혼의 꽃, 리진' 공연장면/사진=정유진

 

프랑스 공사인 빅토르는 조선의 무희(관기)인 리진이 연회장에서 춤 추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빅토르의 임기가 끝나던 1891년 리진은 빅토르와 함께 조선을 떠나게 된다. 일본을 거쳐 1893년 프랑스에 처음 발을 디딘 조선 여인 리진은 파리의 자유와 인간평등에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느꼈고, 모로코 탕헤르에서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후 빅토르가 3대 공사로 조선에 다시 부임하게 되면서(리진의 우울증이 심해지자 그녀를 위한 빅토르의 선택) 조선에 돌아온 리진은 정치적 이유로 원래의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 프랑스의 자유와 문명과 교육을 경험한 그녀가 조선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어떤 것도 알리지도 펼치지도 못한 채 6개월만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빅토르는 이후 10년간 더 조선에 머무르며 조선의 많은 문화유산을 수집했다. 그의 소장품들은 파리 국립도서관과 기메박물관에서 한국 컬렉션의 핵심을 이룬다.

빅토르와 리진에 대한 기록은 2대 공사였던 이폴리트 프랑댕(Hippolyte Frandin)의 저서 <En Corée(조선에서)>에 쓰인 것이 전부로 알려져 있었으나, 올해 작품의 주인공 리진이 실제 파리에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말기 무희복이 발견됨에 따라 <영혼의 꽃 리진> 작품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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