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LG아트센터 서울의 2024년 기획공연 CoMPAS 24의 마지막 작품인 연극 <타인의 삶>(프로젝트그룹일다, 라이브러리컴퍼니 제작)이 오는 1월 1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되고 있다.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동명 영화를 손상규 연출이 연극 버전으로 직접 각색했다. 영화 <타인의 삶>은 미국·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다른 나라들에서도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독일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도 영화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연극 <타인의 삶>은 베를린 장벽 붕괴 전, 동독에서 벌어진 예술가들에 대한 정부의 감청과 감시를 소재로 한다. 비밀경찰 비즐러가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배우 크리스타 커플을 감시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의 변화를 다룬다. 영화의 정서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선택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며 인간의 근원적 본성을 고찰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향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주목하는 한편, 시대 앞에 놓인 인물들 각자의 결단을 통해 인간의 선한 의지는 어디에서 오는지를 들여본다.
이 작품을 위해 연극, 드라마, 영화 등 각 장르에서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이름만으로도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은 지난해 11월 27일 개막 당시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기대를 불렀다.
먼저 동독의 비밀경찰 게르트 비즐러 역은 윤나무와 이동휘가 맡고 있다. 윤나무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등 무대와 브라운관 전방위에서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해왔으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자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응답하라 1988>, 영화 <범죄도시4> <극한 직업> 등 TV와 스크린을 동시에 장악한 이동휘는 이번 연극 <타인의 삶>을 통해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동독 최고의 극작가 게오르크 드라이만 역에는 정승길과 김준한이 이름을 올렸다.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정승길은 드라마 <닭강정> <멜로가 체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며 매 작품 살아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다. 같은 역의 김준한은 영화 <박열> <리볼버>,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굿파트너> 등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는데 그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동독 최고의 배우 크리스타-마리아 질란트 역은 연극 <벚꽃동산> <나무 위의 군대>에서 기품있는 연기로 호평받은 최희서가 맡았다. 동독의 예술가들을 압박하는 브루노 햄프 장관 역에는 제41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제3회 서울연극인대상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탄탄한 내공을 자랑하는 김정호, 그루비츠 역은 연극 <스카팽>에서 재치 있는 캐릭터로 사랑받은 이호철, 멀티 역에는 뛰어난 화술로 촉망받는 신예 박성민이 참여하고 있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손상규는 양손프로젝트에서 활동하며 작가, 배우, 연출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 방식에 집중해 왔으며 연극 <벚꽃동산> <오셀로> 등 여러 작품에서 관객과 평단의 큰 신뢰를 얻었다. 손상규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활동을 통해 축적해 온 작가, 배우, 연출의 시선과 경험을 녹여 각색 및 연출로서 작품 구성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입증하고 있다. 작곡가 및 사운드디자이너 카입이 사운드를 맡았고, 무대/소품 김종석, 조명 김현영, 의상 김환. 분장 김남선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했다.
관람권은 전석 7만7천 원이다. 문의는 ㈜라이브러리컴퍼니(070-4190-1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