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지난 10월 5일 오후 4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춤, 미래의 신화>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들의 대한민국예술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있었다.
이번 무대에 <사랑의 마법>을 올린 최청자 회원은 송범의 <사랑가>를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릴 때 송범 선생님 연구소에서 현대발레를 배웠다. 그러나 선생님을 생각할 때면 늘 <사랑가>란 작품이 떠오른다. 무슨 까닭일까?
주제 ‘사랑’은 늘 모든 예술의 원천이었다. 춤에서는 더 그렇다. 이젠 모두 고인이 된 20세기 대표 안무가 마사 그레이엄이나 피나 바우쉬나 그런 점에서 다 똑같다. 나의 분신같은 작품인 <사계 시리즈>도 그렇다. 그중 고추잠자리의 비행에서 춤의 모티브를 얻은 <가을>은 사랑의 리얼함을 그렸고, 일본 춤 평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론가들은 나의 춤 작품에서 현대적인 요소와 대중적인 요소가 이상스럽게 잘 공존한다고 말한다. 나도 그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번에도 20세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현대 구미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대중가요 <사랑의 힘>을 상호 접합시켜 보려고 한다. 안무에서 라바노테이션의 정공법(공간, 에포트, 타이밍)을 활용하겠다. 노(老) 현대무용 안무가의 ‘작은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관객들은 즐겨주길 바란다."
최청자는 1960-70년대 마사 그레이엄 테크닉을 하나의 창조적, 교육적 춤의 시스템으로 채택, 그것을 기반으로 한국 현대무용과는 다른 루돌프 폰 라반의 움직임 원리에 의한 창작개념의 도입으로 기존의 흐름과 차별성을 두었다.
한국 전통의 정체성과 섬세하고 다이내믹한 현대춤의 창조적인 언어는 현대무용계에 커다란 자극을 불러일으켰으며, 그의 독특한 실험정신과 새로운 스타일은 세계 현대무용이 공감하는 최청자만의 예술적 정체성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적 정서와 전통악기의 절묘한 선택이 만들어낸 최청자의 대표작 <불림소리>와 <사계(四季)시리즈>는 동서양의 예술기법과 정서를 접목시켜 시대상을 반영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안무가로 평가 받아왔다.
한국현대무용협회장을 역임한 최청자는 국제페스티벌 개최 등 사회공헌활동과 교육활동 그리고 국제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현대무용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