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보드빌-미국 대중문화의 원류’ 출간
[신간] ‘보드빌-미국 대중문화의 원류’ 출간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4.12.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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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빌의 형성과 흥망성쇠 이야기
시간 '보드빌' 표지(제공=휴먼컬처아리랑)
신간 '보드빌' 표지(제공=휴먼컬처아리랑)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신간 <보드빌-미국 대중문화의 원류>가 출간됐다. 공연칼럼니스트 조복행의 <보드빌>은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였던 보드빌의 형성, 미국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 등 보드빌의 흥망성쇠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이전 저서인 <뮤직 홀 1& 2>(재미있는 공연이야기 시리즈 1)에 이은 시리즈 두 번째 저서이다.

우리는 ‘보드빌’(vaudeville)이란 용어를 어디선가 들어봤겠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 책은 보드빌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미국 대중문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드빌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다룬다. 보드빌의 성장과 몰락의 과정은 우리나라의 뮤지컬 산업에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보드빌은 온갖 종류의 버라이어티한 쇼, 서로 간에 연관성이 없는 프로그램을 보여주던 엔터테인먼트였다. 나이트 클럽 댄서에서부터 세기의 테너 엔리코 카루소까지, 애국적 코미디에서 무정부주의적 연예까지, 청교도적 기독교 정신에서부터 외설적 이야기까지를 망라한 폭넓은 대중연예였다.

보드빌은 1881년부터 1932년까지 50여 년간 미국 대중문화를 지배한 최초의 근대적 엔터테인먼트였다. 과거의 대중연예를 흡수하여 새롭게 개혁하고, 영화와 텔레비전에 왕좌의 자리를 인계함으로써 근대적 대중문화의 기틀을 마련한 교량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1850년대부터 영국에는 뮤직 홀이라는 대중연예가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보드빌이라는 유사한 장르가 탄생했다. 그러나 보드빌은 그 전개의 과정이 매우 미국적이었다. 보드빌 산업은 전면적 전쟁의 역사였다. 19세기 후반부터 미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한 광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시대에 엄청난 이민이 이루어졌고,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몰려들었고, 이런 과정에서 약육강식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다. 보드빌 산업에는 카르텔, 블랙리스트 등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파괴적 내용들이 등장한다.

한편, 보드빌은 미국인들의 기쁨과 슬픔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문화적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대중연예였다. 인간은 누구나 코미디와 노래, 춤, 드라마를 좋아한다. 이는 시대와 장소, 인종을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 정서다. 보드빌은 이런 대중들의 정서를 담아낸 그릇이었다. 보드빌이라는 장르는 소멸했지만 그 근저에 흐르는 보드빌의 정신, 다양성과 대중성은 지금도 살아있다. 텔레비전의 버라이어티 쇼, 뉴 서커스 등의 새로운 문화운동은 보드빌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저글링, 칼삼키기, 줄타기, 마술 등의 버라이어티 쇼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고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등 모든 지역과 모든 시대에 있었다. 스포츠 이벤트, 노래자랑, 마술, 연극, 텔레비전의 쇼, 중세의 카니벌에서 현대의 많은 축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뿌리는 버라이어티다. 춤추고 노래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울고 웃는 것, 이것이 인간적인 대중연극의 모습이다.

보드빌 산업은 20세기 초반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나라의 뮤지컬 산업과 흡사한 측면이 있었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조복행은 공연칼럼니스트로서 현재 본지에 <문화예술지원과 뮤지컬 산업진흥법>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드빌>(2024). <뮤지컬 중독>(2023), <뮤직 홀 1, 2권>(2022), <공연관객론>(2022), <공연예술의 경제적 딜레마>(2015), <뮤지컬의 상호매체성과 혼종의 미학>(2014) 등이 있다.

272쪽, 휴먼컬처아리랑, 정가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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