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을무용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미혹’
리을무용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미혹’
  • 이다연 기자
  • 승인 2024.09.11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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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혹' 포스터 (사진제공=리을춤연구원)

[더프리뷰=서울] 이다연 기자 = 리을무용단(단장 이희자)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신작 <미혹>을 올린다. 제37회 정기공연이기도 한 이번 무대는 지난 1984년 창단, 한국창작무용의 산 역사를 쌓으며 전통의 현대화를 향해 쉼없이 달려온 리을무용단의 40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로, 불혹을 맞은 단체의 정체성과 현주소를 한눈에 담아 보인다. 9월 21-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이희자 안무 <미혹>은 사람의 나이 40, '불혹'의 뜻처럼 '어떻게 하면 미혹되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 고민을 기반에 둔다. 그 흔들림이 춤이 되고 그 흔들림 속에 우리 전통의 미혹적 아름다움을 담고자 한다. 사람의 나이로 불혹을 맞는 단체의 역사와 한국창작춤에 대한 고민과 당위성, 삶의 다양한 굴곡들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우리 모습이 이번 작품의 모티브인 것이다.

또한, 전통의 현대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단체의 정체성 속에서 무대에 담아내고자 하는 우리만의 고유한 색채, 그 아름다움에 미혹될 수밖에 없다는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미혹' (사진제공=리을춤연구원)

미래지향적 슬로건을 찾아가는 새로운 시도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찾게 된 시인 이제니의 <발견되는 춤으로부터>는 2022년 제67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이다. 마치 화면 속 영상을 따라가며 묘사하듯 전개되는 형식의 시는 새로움을 넘어 신묘함이 느껴졌고 무대 위의 춤을 상상하게 했다. 이 시는 <미혹>의 주제와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흔들리는 사람들’이라는 부제는 현재의 리을과도 무관치 않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한국춤 창작 인구, 몇 달을 연습해도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출연료, 그렇다고 강요할 수도 없는 열악한 현실, 새로운 창작에 대한 압박,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상실, 그리고 리더로서의 책임감 등 <미혹>은 새로운 리을에 대한 미래지향적 슬로건을 찾아가는 새로운 시도의 첫 걸음이다.

'미혹' (사진제공=리을춤연구원)

음악, 영상, 의상 등 모든 효과의 연결성

멈춰버린 시간 속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꿈을 찾아 헤매다 지친 사람들. 공간의 의미는 영상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무대바닥 전체에 펼쳐지는 전통적 색채의 현대적 매핑영상, 연주그룹 Mec의 아름다운 라이브 연주와 함께 리을만의 독특한 무대언어와 춤사위가 만나 삶의 한 정점에서 스스로를 이겨내고 다시 우뚝 선 사람들의 모습을 서정적이면서도 리드미컬하게 표현한다. 무대바닥의 영상 이미지는 작품 <+_영원>에서 처음 시도되었으며 이후 무대공연 작품 외에도 야외에서 촬영한 <미스 사당의 현대유람> 시리즈를 통해 1년 넘게 촬영기법과 편집에 관해 탐구했다. 이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꿈의 무용단 앰배서더로 위촉되어 <춤춤춤, 놀자>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적으로도 활용되었다. 이런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더욱 신선하면서도 효과적인 무대영상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며, 이는 전통적 이미지를 현대화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미혹' (사진제공=리을춤연구원)

전통과 현대의 다양성을 넘나들고 있는 리을무용단

1984년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춤을 출 수 있으며, 춤을 춤으로만 승부한다.’는 배정혜의 정신을 토대로 설립된 리을무용단은 한국춤 호흡의 원리를 토대로 그 시대상황을 반영한 참신한 주제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창작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강도 높고 체계적인 훈련을 바탕으로 한 구성원들 각각의 다채로운 개인기와 안무 능력을 과시하면서,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기획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2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렸다.

2017년 대한민국 무용대상 대통령상, 2018년 한국춤평론가회 작품상,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했으며, 4년 연속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나는 예술여행>에 선정되어 공연예술 취약계층에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 무용단> 시범사업의 전통부문 앰배서더로 선정되어 예술교육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일궜다.

안무자 이희자 (사진제공=리을춤연구원)

활기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안무가 

안무가 이희자는 여자, 관계, 전통, 생명 등의 주제를 현대적 감성으로 그려내며, 미니멀한 무대효과, 의상의 소품화, 음악을 통한 깊은 울림 등의 효과를 통해 오롯이 춤에 집중하는 무대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관객들에게 묵직한 공감을 끌어내며 춤예술에 대한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작품의 구성에 따른 안무의 독창적 온도차,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는 소재의 매력, 세련된 무대매너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희자의 춤은 작품마다 진실된 이야기를 선보이며 인간의 감정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표현한다. 독창적인 구성과 감성적인 춤이 특징이며 삶의 경험을 섬세하고 직접적으로 투영, 통쾌하면서도 열정적인 취향을 작품세계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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