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지난 10월 5일 오후 4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춤, 미래의 신화>라는 타이틀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들의 대한민국예술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있었다.
이번 무대에 오른 정승희 회원의 <솟대>는 김백봉의 무당춤에서 영감을 받아 세대를 초월하는 샤먼을 그려본 작품이다. 여든을 바라보는 무용가로서 다정한 후배/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삶의 지혜를 정리하고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슴의 애환을 풀어주던 샤먼이자 예술가의 굴곡진 삶을 계승하는 젊은 춤꾼들을 위해 올리는 기도라고 정 회원은 말한다.
정승희는 1958년 김백봉의 문하생으로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무용의 길에 들어섰으며, 그 후 한영숙에게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등을 배우면서 우리춤의 심오한 멋에 심취하였다. 1965년 동아일보사 주최 제2회 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무용계의 신예로 등장했다. 우리나라의 첫 무용전문교육기관인 이화여대 무용과 1회 졸업생으로 학사, 석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27세에 상명대학교 무용전공 교수로 발탁되었고, 1996년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무용의 발전에 헌신하였다.
1974년 정승희의 첫 창작 <심청전>은 한국춤을 현대화한 새로운 시도였으며 그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후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통해 동양 철학사상에 기초한 우리 춤의 심미적 깊이를 추구하고 신체의 기능적 표현성에 심혈을 기울이며 독자적 춤세계 구축과 함께, 우리 춤 뿌리 찾기 작업을 병행하면서 한영숙류 춤맥을 이어가고 있다. 무용교육계에서는 대한무용학회장, 한국무용사학회장, 무용교육혁신위원회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며 무용계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무용교육의 질적 수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