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바그네리안의 혁명적 해석 - 테너 김석철과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겨울나그네'
[프리뷰] 바그네리안의 혁명적 해석 - 테너 김석철과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겨울나그네'
  •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4.12.1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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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28일, 예술의전당 IBK홀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 = 콘서트 디자인)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콘서트 디자인)

[더프리뷰=서울]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테너 김석철. 우리는 그를 바그네리안, 헬덴 테너로 기억한다. 2016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Bayreuth Festival)에서 한국인 테너 최초로 데뷔하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미국 커티스 음악대학 오페라과 석사를 졸업한 그는 중앙콩쿠르 1위, 이대웅 콩쿠르 대상, 독일가곡콩쿠르 1위, 메트로폴리탄 필라델피아 지역 예선 등 국내외 유수의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입상을 이어가며 음악적 기량을 인정받았고, 2003년 독일 도르트문트 오페라 극장 주역 가수로 발탁되어 색채감 있는 연기력과 무대를 압도하는 가창력을 바탕으로 2011년까지 34편 이상의 오페라에서 주역 테너 역을 소화해 내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은 2017-18년, 2018-19년 두 시즌 체코 프라하 국립극장의 바이로이트 리바이벌 연출(Wolfgang Wagner/Katharina Wagner) <로엔그린>에서 주인공 로엔그린 역을 세계적인 바그너 테너들(Stefan Vinke, Andreas Schager, Chistopher Ventris)과 함께 공연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국립오페라단(에릭/Erick, 로엔그린/Lohengrin), 성남문화재단(파우스트/Faust, 바쿠스/Bacchus, 탄호이저/Tannhäuser), 통영국제음악제 <발퀴레> 1막, 정명훈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베토벤 교향곡 9번 테너 솔로) 등의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고 특히 작품 배경과 가사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정확한 해석을 선보이는 등 테너 김석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테너 김석철 (사진제공 = 콘서트 디자인)
테너 김석철 (사진제공=콘서트 디자인)

현재 바그너 전문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로엔그린> <지그문트> <지크프리트> <탄호이저> <에릭> <파르지팔> <트리스탄> 등 모든 바그너 작품에 출연하였다. 주목할만한 앞으로의 공연으로는 2025년 5월 빈 <겨울나그네>(Charles Spencer 반주), 10월 칠레 <파르지팔>(Katharina Wagner 연출), 12월 베토벤 <교향곡 9번>(도쿄 산토리, 가와사키 등 6회 공연) 외 <겨울나그네> 일본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존 비커스와 조프리 파슨스의 겨울 나그네(EMI)
존 비커스와 조프리 파슨스의 겨울 나그네(EMI)

헬덴 테너의 <겨울나그네>라... 존 비커스의 기록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그리 친숙한 조합은 아니다. 그는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와 보수 질서의 회복으로 형성된 19세기 초 빈의 정치풍토를 생각하면 이 곡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시기의 주제인 우울과 고립은 그 시대의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제약을 반영할 수 있으며, 방랑자의 여정은 억압에 맞서 싸우고 자유를 갈망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이야기한다. 뮐러의 작품은 왕들에게 실망하고 배신당한 조국에 대한 사랑(즉, 독일 통일, 자유주의, 민족주의)을 주제로 한 정치적 시로도 이해될 수 있다면서, 프란츠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에 크게 감동 받아 뮐러가 사망한 해, 슈베르트 자신의 사망 1년 전에 이 시들을 곡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뮐러는 1823년판 <우라니아> 연감에서 <빌헬름 뮐러의 방랑자 노래. 겨울 나그네. 12개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했고, 6개월 후 10편의 시를 <독일 시, 문학, 예술 및 극장을 위한 소식>지에 추가로 발표했으며, 1824년 자신의 작품집 <숲속 나팔수의 유산에서 온 77편의 시. 두 번째 책자>에서 사이클을 완성했다. 이때 '우체국'과 '착각'을 추가하고 새로운 순서를 적용했다. 김석철은 이번 <겨울나그네> 연주를 혁명적 해석으로 진행하겠다며, 아래와 같이 작품별 의미를 부여했다.

A

1. 이 시국에 바보 같은 민중, 잠만 자는구나.

2. 부자들과 결탁하여 조롱하는 민중이 원망스럽다.

3. 뜨거웠던 혁명 눈물은 희생되어 겨울 추위에 얼어붙었다.

4. 겨울 눈 속에 사라진 혁명의 자취, 내 마음도 이제 얼어붙어 민중을 잃어간다.

5. 추운 겨울에도 항상 푸르른 상록수 혁명 동지들과 만났다.

 

B

6. 다시 불붙은 혁명 운동을 민중에 알리자

7. 봄이 되면 얼었던 혁명의 눈물이 큰 물결 되어 혁명이 성공하리라!

8. 추운 겨울에 얼어붙어 버린 혁명의 물결이여 얼음을 깨부수며 일어나라!

9. 냉담한 도시와 민중의 반응에 실패하였다.

 

C

10. 탄압하는 정부의 회유에 맞서 항쟁한다.

11. 공포의 감시자 까마귀

12. 협박에 약해지는 혁명정신

13. 코 골며 꿈속에서 희망만 하는 민중, 우리는 모두 감옥으로

14. 정부의 탄압에 혁명 동지들은 모두 무너졌다.

15. 혁명이 성공하리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16. 지친 상황에서 혁명 포기를 생각한다.

17. 희생된 수많은 혁명가 생각에 포기할 수 없는 혁명

 

D

18. 이탈리아 망명길, 알프스의 산에서 슬픔을 달랜다.

19. 카르보나라 피난처, 지난날의 슬픔이 가시 바늘처럼 몸을 찌른다,

20. 위대한 자유, 평등, 박애, 그리고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신념이여 실패자인 나를 떠나라

21. 꿈에서 독일 통일, 혁명의 성공을 보았다.

22. 희망을 안고 다시 독일로

23. 망가진 독일, 될 대로 돼라. 까마귀에 잡혀 형장의 이슬로.

 

E

24. 중음을 도는 희생자들의 억울한 영혼을 위한 위령제

 

이번 무대는 커티스 음악원 개교 100주년 기념 베네피트 콘서트(benefits concert)로, 레전드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이 여정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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